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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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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남문화연구원   |  등록일 16-03-10 16:07   |  조회 1,444회

제48호: 선덕여왕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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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문화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선덕여왕이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꽤나 인기를 끄는 모양이다. 시청율이 40%를 넘어 무려 50%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런 고조된 분위기에 편승하여 방영 횟수도 예정보다 크게 늘린다는 소리도 들인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인기 덕분에 신라사를 전공하고 있는 필자도 몇몇 곳으로부터 선덕여왕과 관련되는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요청을 받아 망외의 소득을 올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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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 보면 그 동안 고구려, 백제, 가야사에 비하여 일반인들의 신라사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저조한 실정이었다. 신라사를 제외하고서 한국고대사에 대한에 일반인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는 정상적 상황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대체로 안팎의 정치 사정에 기인한 바가 컸다. 가령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한 정치인의 출신지와 그것이 연관된다거나 아니면 일본교과서 혹은 동북공정 문제 등 국제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그에 견주어 신라사의 경우 이제 드라마의 도움을 받아 관심의 대상으로 조금 부각된 것은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일반인들이 이 방면에 약간이라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자체는 기꺼이 받아들일 만한 일이지만 그 속을 약간 비집고 들여다보니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드라마의 내용이 정말 엉망진창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지만 이번에는 필요성 때문에 마음먹고 선덕여왕을 몇 차례 시청한 적이 있다. 무척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흥미를 유발시키기는 하였으나 역사적인 사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당시의 정치사회상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는 너무도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생존 기간에 차이가 커서 결코 같은 시기에 함께 활동할 수 없는 인물들임에도 모두를 비슷한 연령대로 설정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말하자면 역사드라마라는 이름을 빌리고는 있었지만 전혀 역사적이지가 않아서 기본기를 전혀 갖추지 못한 지극히 낮은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혹여 내용만 재미있다면 그까짓 시대상에 꼭 부합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굳이 사극(史劇)이라고 불릴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일단 사극이라고 이름 붙이는 한 기본적인 사항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해야 마땅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터이다. 그래야만 모름지기 사극이라 이름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극의 내용을 주시하는 것은 역사적 식견이 없는 시청자들은 그것이 보여 주는 내용 그대로를 마치 역사적인 사실인양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적어도 사극은 일반 드라마와는 달라야 한다.

 

 선덕여왕은 한국사에서는 여성으로서 최초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대상이 된다. 사실 이를 놓고 여성의 지위가 당시 매우 높았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신라시대에는(물론 그 전후의 어느 시대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여성들은 결코 관료(官僚)로 취임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신분에 속하는 남성에 견주어 심하게 차별을 당하였음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낼 때 자신의 남편을 매개로 표시하였음도 그를 뚜렷이 방증하여 주는 사실이다. 여왕의 즉위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데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당시의 특수 사정에 기인한 것이었다.

주보돈(경북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