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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남문화연구원   |  등록일 17-10-06 22:01   |  조회 1,715회

경북대 백두현 교수, 16세기 후기 필사된 '한글 음식조리서' 책자 첫 공개(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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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한글로 집필된 가장 오래된 '음식조리서' 필사본 책자가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를 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 음식조리서는 17세기 중기 '해주최씨음식법'과 17세기 후기의 '음식디미방'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책자는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책에 수록된 음식방문과 술방문은 전통음식과 전통주 연구 및 전통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는 이 대학 백두현 교수(국어국문학과, 경북대 BK21플러스 영남지역문화어문학연구인력 양성 사업단장)가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飮食方文,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인 '주초침저방'을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책의 한글방문에는 세 글자 병서자를 포함하고 있는데, 세종 시대에 만든 ㅴ, ㅵ 등의 세 글자 병서자는 15~16세기 문헌에 주로 쓰였고, 17세기 초기 문헌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음식조리서에는 세 글자 병서자가 없었다. 특히 15세기 문법을 보여주는 '뒷다가(두-잇-다가)'도 '주초침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학에 따르면 한글 표기법과 종이의 지질 등을 검토한 백두현 교수는 이 책이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아무리 늦잡아도 17세기 초기 이후로 내려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았다. 

 음식조리서인 '주초침저방'은 낙장본으로 표지와 권두서명(본문의 첫머리)이 없어 필사자와 정식 명칭을 알 수 없다. 백 교수는 책의 주 내용이 술, 초, 김치에 대한 것으로, '주초침저방(酒醋沉菹方)'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은 모두 31면이며, 등재된 방문의 총수는 126개이다. 1면부터 29면까지는 한문방문 121개, 30면과 31면에는 한글방문 5개가 쓰여 있다. 이 한글방문들은 한문방문을 번역한 것이다. 수록된 5개의 한글방문은 '즙장', '벽한주', '녹파주', '경장주', '절주' 등이다. 

 이 책에는 '안동다식' 방문이 수록돼 있으며, 김치방문도 20개나 실려 있다. 김치 방문 중 새우젓으로 담는 '감동저(甘動菹)' 김치가 수록된 최초의 문헌이라고 백 교수는 밝혔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연구 논문은 9월 중에 출판될 '영남학' 62호(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 책의 김치방문은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가 연구해 그 결과를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논문집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책은 음식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