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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남문화연구원   |  등록일 17-10-06 21:46   |  조회 1,609회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 음식조리서 공개(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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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현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경북대 BK21플러스 영남지역문화어문학연구인력 양성 사업단장)가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음식방문(飮食方文 :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인 ‘주초침저방(酒醋菹方)’을 28일 공개했다.

이 책은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 음식방문 인데다가 ‘안동다식’에 대한 방문(조리법) 기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여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책은 음식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은 낙장본으로 표지와 권두서명(본문의 첫머리)이 없지만 백 교수는 한글방문 분석을 통해 16세기 후기 필사본으로 추정했으며, 주 내용이 술·초·김치에 대한 것이어서 책이름을 ‘주초침저방’이라 붙였다.

백 교수는 “이 책에는 세 글자 병서자가 포함돼 있다. 세종때 만든 ‘ㅴ’‘ㅵ’ 등은 15~16세기 문헌에 주로 쓰였고, 17세기 초기 문헌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음식조리서에는 세 글자 병서자가 없었다. 또 15세기 문법을 보여주는 ‘뒷다가(두-잇-다가)’도 찾아볼 수 있다”면서 “이와 같은 한글 표기법과 종이의 지질 등을 검토해 볼 때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리 늦잡아도 17세기 초기 이후”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 음식조리서는 17세기 중기의 ‘해주최씨음식법’, 17세기 후기의 ‘음식디미방’이다.

이 책은 모두 31면이며, 등재된 방문의 총수는 126개다. 1면부터 29면까지는 한문방문 121개, 30면과 31면에는 한글방문 5개가 쓰여 있다. 수록된 5개의 한글방문은 한문방문을 번역한 것으로 ‘즙장’ ‘벽한주’ ‘녹파주’ ‘경장주’ ‘절주’ 등이다. 특히 ‘안동다식’ 방문이 수록되어 있어 안동다식 방문기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백 교수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1611년에 쓴 음식관련 책 ‘도문대작’에 ‘다식은 안동다식이 가장 맛있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안동다식의 방문을 알 수 있어 흥미롭다”면서 “17세기 ‘음식디미방’이나 18세기 필사본인 ‘삼가요록’보다 오래된 안동다식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또 ‘주초침저방’에는 김치방문이 20개나 실려 있으며, 김치 방문 중 새우젓으로 담는 ‘감동저(甘動菹)’ 김치가 수록된 최초의 문헌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연구 논문은 조만간 출판될 ‘영남학’ 62호(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 책의 김치방문은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가 연구하여 그 결과를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논문집에 발표할 예정이다.

백 교수는 “‘주초침저방’에 수록된 음식방문과 술방문은 전통음식과 전통주 연구 및 전통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