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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남문화연구원   |  등록일 16-03-07 16:50   |  조회 2,934회

‘한국의 태실과 세계의 장태문화’ 학술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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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태실과 세계의 장태문화’ 학술대회 개최​​​​



성주 태실 유적지 세계유산 등재 위한 ‘한국 태실’ 재조명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허권 사무총장은 지난 8일 “한국의 태실(胎室)은 생명을 중시한 인류 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며, 문화적 상징성을 넘어 구체적 유산으로 전승돼 왔기 때문에 세계유산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사무총장은 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과 경북 성주군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한 ‘한국의 태실과 세계의 장태문화’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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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태실의 세계유산 가치의 적용’이라는 주제의 기조발표에서 “조선왕조의 국왕은 출생과 함께 신성시됐는데,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왕의 태(胎)를 봉안한 태실(胎室)이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선조들은 ‘태’는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 간주해 출산 뒤에도 태를 소중히 보관했다”며 “특히 왕실에서는 태가 국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봐 더욱 소중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허 사무총장은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태를 신성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보관한 기록들을 모아 의궤도 편찬했다”며 “현재 규장각에 소장된 ‘정종대왕태실석난간조배의궤(1809)’, ‘태조대왕태실의궤(1866)’ 등에서 조선왕실의 장태(藏胎)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태를 신성시한 것은 무엇보다 태가 인생의 첫 출발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생명과 탯줄은 한국문화뿐 아니라 전 세계 문명에 고루 발견될 수 있는 보편적 사상이다”며 “특히 한국의 태실은 생명을 중시한 인류 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 사무총장은 “한국문화에서의 나이는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10개월이 가산돼 출생과 함께 1살부터 시작된다”며 “이러한 생명문화에는 인류의 보편성과 함께 한국문화 특유의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의 태실은 문화적 상징성을 넘어 구체적 유산으로 전승돼 왔다”며 “표상, 신화 등의 무형적 유산이 아닌 부동산 유산으로 그 구체성을 현저히 보여줌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유일성은 세계유산적 가치로서의 희귀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종류의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장대한 건축물과 기념물 같은 유적에서 탈피해 인류문화의 다양한 가치가 반영돼 있는 여러 유산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20년 전부터는 유산의 주제연구사업을 통해 문화교류의 길, 산업유산, 운하, 극지 유산, 영산, 천문학 등과 같이 현재 세계유산목록에 덜 반영됐거나 누락된 중요한 유산 형태의 등재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허 사무총장은 “이처럼 인류문화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세계유산위원회의 원칙을 감안해 볼 때, 한국의 태실은 목록에 반영될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세계유산 등재 조건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선정기준, 완전성, 보존관리 방식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대표적 가치가 도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관·학 협의체제와 지역차원에서의 세계유산추진위원회(가칭) 등이 구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박충환 교수는 장태문화에 대해 “신생아의 태반을 일정한 의례적 절차에 따라 안치하거나 매장하는 담론과 실천의 체계로서 지구상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수많은 문화집단에서 거의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또, 박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장태문화가 단순한 민간 차원의 신앙이나 습속에 머물지 않고 왕실의 복잡한 의례체계 내로 편입돼 국가의례의 중요한 일부로 제도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특히 조선왕조의 장태의례와 태실의 상징적 함의가 분명해질 때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이고 탁월한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과 성주군이 개최한 학술대회 전경.

 

이밖에 울산대 노성환 교수와 중국 하북대 요위위 교수, 경북대 변정심 교수가 각각 ‘일본의 장태문화’, ‘중국의 장태문화’, ‘유럽의 장태문화’를 주제로 발표했고, 끝으로 관련 분야 전문 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세계 장태문화 속 한국 태실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한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김항곤 성주군수는 “그동안 (성주)세종대왕자태실 유적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기초연구와 단행본 출간을 완료하고, 현재 문화재 보호구역 확대지정 및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며  각계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

 

세계일보 2016-01-11